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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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6-13 13:10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경권위 회복’ 빠진 기념대회


지난 6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빌리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를 개최했다. 6천여 교회 동참, 7만여 명 참석의 초교파 연합 집회로 열린 이 기념대회는 50년 전 1973년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닷새 동안 여의도 광장에서 전국 신자들 334만 명이 참석한 대회를 기념하기 위한 대중 집회였다. 50년 전 대회 규모는 한국 기독교 역사뿐 아니라 세계 기독교 역사에서도 최대 규모의 종교 모임이었다. 기독교 역사에 커다란 획을 그었던 ‘1973년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을 맞아 금번 기념대회는 ‘사람에게 진심으로, 하나님께 전심으로’라는 대회 주제로 열렸다.

50년 전 빌리 그래함(1918-2018) 초청 전도대회는 1973년 5월 30일 오후부터 6월 3일까지 12만 평의 여의도 광장에서 첫날 51만 6천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대회장 고(故) 한경직 목사의 사회로 시작했다. ‘5천 만을 그리스도에게’라는 표어 아래 빌리 그래함 목사는 “50여 개국을 순방 집회했으나 한국의 집회는 2천 년 기독교 역사상 가장 큰 역사적인 전도의 첫날”이라고 선언했다. 불신자도 참석한 이 대회 첫날 결심자가 2만여 명이 나오면서 대회는 첫날부터 감동과 큰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빌리 그래함 목사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을 예방했으며 성경을 선물했다. 미국 침례교단 소속 빌리 그래함 목사는 개신교도 중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설교한 목회자였다. 1993년 한 해 동안 2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설교를 듣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받아들였다고 전해진다. 라디오 청취와 텔레비전 시청을 통틀어 그 생애 동안 그의 설교를 들은 청중은 22억 명에 달한다고 한다. 1958년부터 대한민국을 여러 차례 방문했으며 1992년과 1994년에는 북한을 방문하여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강의도 했다.

고(故) 박정희 대통령에게 성경을 전해주기도 했던 빌리 그래함 목사는 성경의 무오성을 믿는 목회자였다. 유일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성경의 권위를 강조한 복음주의자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금번 50주년 기념 대회에서는 빌리 그래함의 신앙 토대인 성경권위 강조나 성경권위 회복에 대해 강하게 강조하는 부분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지난 6·3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는 성경 말씀의 권위를 강조하지 못한 큰 아쉬움을 남긴 대회였다. 시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1부는 기념 음악회로 대신했다. 많은 찬양대와 복음송 가수들 그리고 성악가들의 시간으로 채웠으며 1만 명이 함께하는 찬양대로 마무리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영상), 오세훈 서울시장 그리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축사도 이어졌다.

이어 설교를 맡은 빌리 그래함의 아들이며 빌리그래함전도협회(BGEA) 대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복음의 가치’(막 8:31~38)를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아버지의 스타일을 빼닮아 쉽고 단순하게 설교를 했다. “나는 많은 죄를 지은 사람이었지만 22살 때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회개하며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받아들였다”고 전하면서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위해 예수님을 보내셨고 우리의 죄를 위해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우리의 마음과 삶 속에 믿음으로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죄는 사함 받을 것”이라는 회개와 구원 중심의 설교를 진행했다. 또한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는 “여러분이 두둑한 통장, 멋진 자동차, 근사한 아파트, 든든한 직장을 가지고 있어도 영혼을 잃어버리면 아무 소용 없다”며 “무엇보다 영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지만 성도의 영혼을 돌보는 유일한 길인 영생의 말씀에 대한 회복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강조는 거의 없었다. 영혼의 가치는 오직 바른 성경진리를 깨달을 때만 가능하다. 전도자의 메시지가 특정 주제를 가지고 아무리 기독교 신앙의 가치를 강조하고 신자들의 영혼을 돌본다고 하더라도 성경 말씀의 신적 권위가 아니면 영혼의 돌봄은 근원부터 불가능하다. 이는 신자들 영혼의 가치를 이해할 때 매우 엄격한 인식의 요건이다.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 이끌지 아니하면 아무라도 내게 올 수 없으니 오는 그를 내가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리라’(요 6:44)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자기 백성들의 영혼을 임의로 돌보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께서 이끄는 자를 돌본다. 6·3 50주년 기념대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 찬양 부분과 많은 기도도 그 바탕에 진리를 아는 것과 믿는 것이 하나로 일치하지 않는다면 개인적 종교 행위에 그칠 뿐이다. 성도의 찬송과 기도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바른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리고 어떠한 아름다운 종교 행위라도 그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사랑(아가페)이 주관했을 때만 정당한 예배 행위가 된다.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된다.’ 사랑의 근원은 전적으로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바른 지식에 토대를 둔다. 물론 이는 보혜사 성령 하나님께서 기록한 신적 권위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양육하고 돌보시는 은혜와 긍휼을 베푸실 때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금번 50주년 기념대회는 어떤 주장보다 먼저 말씀권위의 회복을 강조했어야 한다고 본다. 50년 전 청와대에 성경을 전달했던 빌리 그래함의 선교 정신에 더 초점을 맞추었다면 하나님의 말씀, 성경권위 회복을 강조하는 기념대회가 시대에 맞았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아쉬운 6·3 기념대회를 보면서 다시 온 정열을 ‘성경권위 회복’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한국 교회 퇴락을 보며 안타까워하기 전에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얼마나 성경권위에 투철한 교회 지도자 교육과 성도 양육에 몰두하고 있는지 반드시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게인 1973년 부흥대회’를 열망하지만 정작 수백 만 명을 모았을 때 무엇으로 양육할 것이냐에 대한 물음 앞에 유일한 대답은 절대진리 하나님의 말씀이다.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먹이신 만왕의 왕 만주의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영생의 말씀(요 5:39)밖에는 영혼의 돌봄은 불가능하다. 성도 한 명 한 명에게 영생의 말씀을 공급해 주는 내실 있고 든든한 성경 교육은 교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그래서 50년 전 전도대회를 기념하는 대회가 더 슬픈 대회가 되었다. 그래서 다시 또 간구한다, ‘오직 성경으로!’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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