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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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3-23 20:31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돈-명예-권력의 ‘재앙 세트’


“오늘날 한국교회 총체적인 위기는 교역자가 책임져야 해요. 입만 살았죠. 실상은 주님 눈앞에 죽은 자와 같아요. (중략) 진짜 주님 보시기에 죽어 있고 썩은 냄새 나는 곳은 손도 못 댄다는 말이에요. 어떻게 ‘주여 주여’하는 사람이 거짓말을 합니까. 어떻게 ‘주여 주여’하는 사람이 돈의 노예가 되어서 돈만 밝힙니까? (www.newsnjoy.or.kr/news 인용)

위의 내용은 이미 고인(故人)이 된 한국 교계의 유명한 원로이었던 옥한흠 목사의 설교 중 한 부분이다. 한국 교회 부패와 타락의 원인이 입만 살아있는 교역자들, 돈 노예가 되고 있는 자들에게 있음을 질타하고 개탄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앞서 인용한 신문 내용에 따르면 이 설교 장면은 지난 3월 10일 경기도 양지 소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채플 시간에 방영되었다. 이에 앞서 학생들은 “아버지여, 고쳐 주소서/ 이 총신 주의 것 되게 하소서/ 주 하나님, 간절히 기도하오니/ 상한 총신 새롭게 하소서”라는 특송을 했다. 작년 9월 총회 후 6개월 넘게 총회와 총신대 이사회의 갈등과 대결 양상이 점점 진흙탕 싸움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과정에 대한 신대원 학생들의 눈물과 한탄이 서려 있는 내용이다. “아버지, 총신을 고쳐 주소서!”, “주여, 총신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사건의 발단은 예장합동 99회 총회가 총신대 재단이사회 재단이사 임기 4년을 1회만 연임하고, 총장도 교단법을 따라 70세로 정년을 정하라고 했던 일에서 시작했다. 만약 이사회가 정관 수정을 하지 않으면 총회는 이사들의 교단 내 모든 공직 정지를 시키겠다고 결의했다. 이에 대해 재단이사장은 법원에 ‘총회결의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으로 대응했고 법원의 판결은 이사장의 신청을 받아들여 그의 손을 들었다. 그 사이에 이사회의 결정으로 총신대학과 총회신학대학원 소속 교수들의 보직 변경과 이동이 일어났으며 결과는 강의를 들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세우기 위해 헌신해야 마땅한 진리 전당의 기관들이 점점 비웃음과 개탄의 현장이 되고 있다. 
이러한 갈등을 보며 신대원 학생들은 교계의 원로였던 고(故)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다시 주목하게 되었다. 한국교회 교역자들의 돈 욕심에서 야기되는 온갖 부패는 이제 모르는 이가 없는 지경이다. 그런데 이러한 종교 부패는 세 가지 괴물이 항상 함께하면서 만들어낸다. 부의 축적은 반드시 명예와 비례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금권(金權)없는 명예는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금권과 명예의 등식은 곧 간악하고 추악하며 사악한 지배 권력을 낳는다.
권력의 속성은 결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이며 동시에 어떤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는 데 심각함이 있다. 더욱 심각한 경우는 종교 영역이다. 왜냐하면 모든 술수와 간계, 부정과 부패의 정당성을 신의 이름으로 자행하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세속화가 이미 오래전 옛날이야기가 되어가는 이쯤, 우리 교계는 돈-명예-권력의 재앙과 심판에서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은 아닐까?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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