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욱 연구소장의 ETS(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발표내용의 핵심
전통적으로 창세기 1:28절은 문화명령으로 해석되어 왔다. 이는 화란 문화신학자 스킬더(Klaas Schilder)의 주장으로서 그동안 개혁신학내에서 무비판적으로 수용되어 왔다. 그러나 이는 해석학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그것은 한국의 성경신학자 박용기 목사가 최초로 주장한 바 대로 즉 자손, 땅, 통치를 내용으로 하는 아브라함 삼대언약의 원형으로서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하나님은 아담을 지으시고 무조건적으로 복을 베푸시고 명령의 방식으로 삼대언약을 맺은 것이다. 하나님의 명령은 그 자체로 성취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대로 구약 역사에서 성취된다. 이는 궁극적으로 마지막 아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성취될 내용을 일방적으로 선포하는 방식을 계시하신다. 이를 인간이 수행해야하는 문화명령으로 보는 것은 해석학적인 오류이다.
최근 서구의 성경신학자들, 즉 그레고리빌(Gregory Beale)이나 피터 젠트리(Peter Gentry) 등과 같은 학자 들이 창세기 1장, 특히 1:28과 관련하여 전통적 언약신학의 관점을 넘어서서 접근하고자 하나 그것이 하나님 나라를 내용으로 하는 언약으로 보지는 못한다. 그 결과 구약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적 구절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문제점을 가지게 된다.
특히 전통적인 언약 신학은 구속사적인 틀 안에서 창세기 2장에 나타나는 행위언약과 창세기 3장의 은혜언약이라는 두 언약공식(two covenant formula)에 매여 있어서 창세기 1:28절을 근거로 하는 구약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 여호와 중심의 전반적인 언약성취의 구조를 읽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종교개혁이후 웨스트민스트 신앙고백, 그리고 지금까지도 지속된 구속사적 언약신학의 패러다임이었다. 그러나 창세기 1:28절을 하나님 나라를 내용으로 하는 삼대 언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면 전통적 언약신학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새로운 접근은 전통적 개혁신학의 약점을 결정적으로 보완하는 신학적 의의를 가진다. 즉 구속과 하나님 나라의 주제가 분리되고 그 양자가 하나님 여호와 계시의 방편임을 보지 못하는 전통적인 관점을 넘어서서 인간의 타락과 구속 이전에 이미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하심에 따라 하나님 나라 언약(창 1:28)이 선재한다. 그 후 아담이 타락함에도 불구하고 구속의 방법을 통해 하나님은 언약에 신실하셔서 여호와 되심을 증명하신다. 즉 언약 과 성취가 하나님 여호와 계시의 기본 틀이고 하나님 나라는 언약의 내용이고,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은 언약을 이루시는 방법인 셈이다. 이는 신학의 혁명을 예고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