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6-06-03 21:2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성경의 언어 <75>


요한계시록의 화

성경의 서론이 창세기로 이해된다면 그 결론은 요한계시록이 될 것이다. 그것은 성경의 위치나 배열 때문이다. 그런데 위치상으로 가장 먼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상에서 이렇게 긴밀할 수 있는가? 이러한 내용의 긴밀함 때문에 각각 서론과 본론으로 이해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며칠 전 선배 목사님께로부터 “바울 사도는 요한계시록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는데, 우리는 요한계시록을 이렇게 볼 수 있으니……”를 듣고 머리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 이것이 위와 같은 주제를 더욱 갈망하게 만들어 준다.

창세기의 창조는 영원 없이는 결코 이해될 수 없다.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부분인 “이 책의 예언의 말씀”은 영원성이 배제된다면 종이로 된 책이나 역사에 한정된 말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강조하여 끌어오면서 이 내용에 더 가까이 접근하고자 한다.

요한계시록(이하는 계시록으로)에 표현된 화(火)는 몇 회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 내용은 이 화(woe)와 많이 연관되어 분량 면에서도 상당히 길다. 처음에 계시록 8장 끝 절에 3회 반복되어 있다. 그 반복의 내용이 9장부터 11장에 걸쳐 첫째 화와 둘째 화 그리고 셋째 화로 연속되고 있다. 이 세 화에서 첫째 화와 셋째 화는 둘째 화에 비해서 그 내용이 매우 짧다. 둘째 화는 9장과 10장과 11장에 걸쳐서 비교적 길게 전개되어 있다. 화의 시작부터 끝까지에서 그 전개과정인 셈인 둘째 화가 비교적 자세하게 기술된 것도 매우 의미심장하다. 또 12장 12절에 있고, 18장에서 “화로다, 화로다”를 세 곳(10절, 16절, 19절)을 통하여 선언하였다. 이렇게 계시록에 나타나고 있는 화들은 계시록 자체 내에서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계시록 앞에 위치한 마태복음까지 연관되어 있다. 예수께서 자기를 인자(人子)로 자칭하면서 이러한 화를 여러 곳에서 선포하시지 않았는가? 앞으로 말라기서를 거쳐서 창세기까지 간다면 계시록의 화와 관련된 내용이 정말 많지 않은가? 

계시록 자체의 강조에 의하여 이러한 화를 두 가지로 분석한다. 하나는 영원성을 강조하면서 밝힌 것이고 또 한 가지는 역사적으로 전개될 것에 중점을 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이다. 여기서 성도들이 수없이 고백하는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를 펼쳐 놓는다.

1) 역사성 중심의 화 

8장 끝에서 “화, 화, 화”를 독수리가 말한다. 이 독수리가 큰 소리로 외치는 것도 영원성을 염두 하지 않으면 참으로 접근되기 어려운 것이다. 이 세 번의 화는 어쩌면 바로 뒤에 나오는 첫째와 둘째와 셋째에 각각 해당될지도 모른다. 이 세 화는 여기서 미래에 역사적으로 있게 될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9장 12절의 “첫째 화는 지나갔으나 보라, 이후에 두 가지 화가 더 닥쳐올 것이다”는 첫째 화의 내용에 이어서 바로 나오고 있다. 이런 표현은 계시록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걸쳐 영원히 계시는 주 하나님을 강조한 것과 어찌 무관할 수 있겠는가?

11장 14절에서도 “둘째 화는 지나갔으나, 보라 셋째 화가 곧 올 것이다”로 앞과 같은 형식으로 선언되었다. 지나감(pass)과 다가옴(will come)은 역사성과 밀접하다. 둘째 화는 시작인 첫째의 뒤에 오고 동시에 끝인 셋째의 앞에 있다. 이렇게 반드시 지나가고 다가오는 화들은 거룩하시고도 영원하신 하나님의 진노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

2) 영원성 중심의 화 

계시록 12장은 욥기서에서 여호와와 사단이 대화하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계시록 12장 12절 “그러므로 하늘과 그 안에 사는 자들아, 기뻐하여라. 그러나 땅과 바다에는 화가 있을 것이니”에는 두 곳이 대조되어 있다. 여기에 나오는 하늘도 영원성이 없으면 설명될 수 있겠는가? 12장 1절의 하늘의 큰 표적과 3절의 붉은 용 등은 영원성이 개입되지 않으면 도무지 접근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18장에서 “화로다, 화로다”와 같이 두 번씩 세 곳에서 선언한다. 이러한 화가 매번 모두 순식간에 임하였다. 순식간에 망한 시간은 바로 영원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마치 중복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러한 내용은 영원성과 관계되어 입체적으로 계시해 주는 중요한 것들이다. 18장 1절의 큰 권세와 영광은 이 세 곳의 화를 이해하는 중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뒤의 20장에 나오는 천년왕국도 이 문제와 절대 무관하지 않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논설위원,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성경의 언어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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