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신학

 
작성일 : 10-07-29 15:37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가나안의 대표적 과실, 석류와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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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한국에도 석류에 대한 열풍이 불었고 아직도 그 미풍이 남아 있는 것 같다. 석류는 웰빙 바람과 함께 여성 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갱년기 여성에게 좋다는 이유로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은 것 같다. 한국에 들어오는 석류는 대부분 이란에서 수입된다고 하는데,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7개의 식물 가운데 석류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아는 성도들은 그리 많지 않다.

다산

이스라엘에서도 고대부터 석류를 여성들을 위한 최음제로 사용해 왔다. 이는 ‘석류즙을 짜서 마시면 아이를 낳는다’고 하는 전통 때문인데, 여성 호르몬에 대한 현대의학적 지식이 없던 시대에 이미 이러한 것을 알았던 고대 이스라엘인들이 놀랍기까지 하다.

석류는 그 열매를 쪼개면 촘촘하게 박힌 석류알들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여성들이 자녀를 많이 낳는 ‘다산’을 상징하며 다산을 위한 축복으로 종종 사용됐다.

유대인들은 유대인의 신년인 나팔절에 석류알을 먹는 전통이 있다. 이는 촘촘하게 박힌 석류알처럼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주신 은사들을 불일듯 하게 하여 풍성한 인생의 열매를 맺기를 소망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아울러 촘촘히 박힌 수백개의 석류알처럼 613개나 되는 율법의 계명 한개 한개를 충실히 준수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것이다.

석류나무의 가지는 다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잘 타지 않는 속성이 있다. 이로인해 유월절 어린양을 구울 때는 반드시 석류나무 가지에 양을 끼워서 굽도록 지시하고 있다.

영화와 영광

성서시대 유대인들에게 석류는 영화와 영광을 상징하는 나무로 인식되어 왔다. 그 이유는 석류 열매의 모양이 마치 ‘왕관’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영광을 상징하는 왕이 쓰는 왕관 모양을 갖고 있는 것이 석류열매이다.

석류를 히브리어로 ‘리몬’이라고 하는데 이는 높은 것을 의미하는 ‘람’에서 온 단어이다. ‘내가 주님의 이름을 높이 올립니다’라고 말할 때 높이에 해당하는 단어가 ‘람’이다.

석류는 그 생긴 모양과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과실 중 최고의 과실로 뽑혀 왔다. 성막의 대제사장이 입고 있는 옷은 고의, 반포 속옷, 에봇 받침겉옷, 에봇, 견대, 허리띠, 모자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청색으로 된 ‘에봇 받침겉옷’의 끝자락에 석류와 금방울을 교대로 달게 했다. 하나님을 섬기는 최고의 영화로운 직분인 대제사장의 옷에 달려 있는 식물의 열매는 석류열매가 유일하다. 이 어찌 최고의 영광이 아니겠는가!

광야의 성막에 기초해서 지어진 솔로몬 성전에서 가장 거룩한 장소는 성소의 안쪽에 있는 ‘지성소’였다. 솔로몬 성전에 있는 지성소의 기둥은 물론이고, 성전 안의 대표적 문양은 석류와 살구였다. “기둥을 이렇게 만들었고 또 두 줄 석류를 한 그물 위에 둘러 만들어서 기둥 꼭대기에 있는 머리에 두르게 하였고 다른 기둥 머리에도 그렇게 하였으며”(왕상 7:18) “성소같은 사슬을 만들어 그 기둥 머리에 두르고 석류 일백개를 만들어 사슬에 달았으며”(대하 3:16)

영화를 상징하는 석류는 또한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구절에도 종종 등장한다. “너울 속의 너의 뺨은 석류 한쪽 같구나”(아 6:7)

예수님 당시에 이스라엘은 로마의 통치를 받았지만, 그 이전에 이스라엘 전 지역을 다스린 유대인 왕조가 있었는데 이를 ‘마카비 왕조’라고 한다. 성전을 더럽힌 시리아의 왕인 안티오쿠스 4세에 대항한 마카비 혁명(주전 167-164)을 통해 탄생한 마카비 왕조는 옛날 솔로몬 시대의 영화가 자신들의 왕조를 통해 지현되기를 바라는 소망 가운데 석류 문양을 넣은 동전을 주조하기도 했다. 마카비 혁명을 통해 더럽혀진 성전을 재봉헌한 날이 바로 예수님이 지키신 ‘수전절’이다. “예루살렘의 수전절에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예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다니시니”(요 10:22∼23)

석류와 다윗의 별

두개의 삼각형을 뒤집어서 만든 육각형의 별인 ‘다윗의 별’은 현대 이스라엘 국가의 국기에 들어가는 이스라엘의 상징이다. 그런데 이 육각형의 별이 석류의 문양에서 나온 것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이러한 해석을 하는 사람들은 탈무드를 중심으로 이어져 내려온 랍비 유대교가 아닌, 유대교에서도 비주류에 속한 카발라 주의자들이다.

오늘날의 유대교는 예수님 당시의 유대교와 전혀 다르다. 예수님 당시에는 ‘유대교’라고 하는 하나의 지붕 밑에 사두개파, 바리새파, 에세네파, 열심당, 나사렛파 등 5개의 서로 다른 분파가 속해 있던 ‘한지붕 다섯가족’의 형태였다. 말 그대로 다양성 속에 통일성이 있었던 것이다. ‘나사렛파’는 유대인으로서 나사렛 예수를 메시야로 따르던 사람들인데, 이들이 바로 4복음서와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초기 기독교인들이다. 처음에는 기독교와 유대교의 서로 다른 종교가 존재했던 것이 아니며, 유대교적인 배경 속에서 탄생한 기독교가 완전히 독자적인 종교로서 ‘마이웨이’를 가게 된 것은 로마의 콘스탄틴 황제가 기독교를 로마 제국의 공식적인 종교로 선포하면서부터이다.

오늘날의 유대교는 70년 로마에 대한 봉기와 이로인한 진압 가운데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바리새파’들이 만든 만든 바리새파 유대교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선생인 랍비들의 가르침을 모은 탈무드를, 모세가 시내산에서 받은 토라와 함께 무척 거룩하게 여긴다. 이런 흐름이 수백년 가까이 내려오다가 중세 유럽에서 새롭게 시작된 분파 운동이 바로 ‘카발라’이다.

카발라 주의자들은 랍비 유대교에서 소중히 여기는 탈무드를 배척하고, 이를 도시의 학자들이 만들어낸 ‘현학적 지식의 축적’에 불과하며, 하나님께 이르는 길은 랍비를 통해서도 아니고, 어려운 학문과 지식의 습득을 통해서도 아닌, 누구나 직접 하나님을 만나고 개인적으로 기도하고 하나님과 교통할 수 있다고 했다. 카발라 사상은 중세 유럽의 시골마을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고, 개인적인 기도와 체력을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려는 일종의 ‘은사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할리우드 연예인을 중심으로 카발라가 많이 퍼지고 있는데, 그 중에 팝 가수로 유명한 마돈나가 중심에 서 있다. 마돈나는 정기적으로 이스라엘을 방문하며 갈릴리 지역에 빌라를 사두기도 했다.

카발라에서는 석류의 왕관 문양에 있는 6개의 별을 다윗의 별로 해석한다. 이는 2개의 삼각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개의 삼각형은 예루살렘에서 절기를 보내야 하는 유월절과 칠칠절과 초막절을 의미하며, 다른 삼각형은 예루살렘에 굳이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절기인 나팔절과 대속죄일과 안식일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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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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