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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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5-29 19:31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길은 왜 우선하는가?


길을 아는(know the way)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것은 일의 전체 곧 시작부터 끝까지를 아는 것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아는 길도 물어 가라(Better to ask than go astray)”는 속담은 출발할 때부터 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나타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여기서 제기하는 길은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주제를 도출함으로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일차적으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이 글의 목적이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긴급한 상황은 대부분 길과 관계있다. 응급환자를 이송해야 하거나 화재 발생 시에 통로는 얼마나 중요한가? 또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길이 막혀 2차에 또 3차적으로 손해가 생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고가 이미 발생하여 정리하거나 해결하고자 할 때, 최우선적으로 통로를 열어야 한다. 이처럼 일상적인 생활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길의 중요성을 느낀다. 그것은 생활 자체가 길과 기본적으로 관계있고 또 일상적으로 늘 맞닿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은 모든 사람에게 자기의 길로 연계될 수밖에 없다.
길이 보이지 않고 터널 속에 갇힌 것 같아 삶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위대한 일을 해놓고도 자기 자신에게 닥친 길의 문제에 대해서 캄캄하여 곧 길이 보이지 않아 자신을 내던지고 포기한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며 의아해진다. 이 경우는 바로 인생길의 문제다. 어쩌면 모든 사람에게 일생(一生) 그 자체가 길일 것이다. 이쯤 되면 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제기한 셈이다. 이렇게도 중요한 길의 문제를 교육계를 비롯하여 사회 전반에서 크게 강조하거나 부각시키지 않는다. 심지어 종교계에서도 길을 가르치지 않고 소홀히 한다. 아마도 길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다른 어떤 교육이나 문제보다 길을 우선(優先)하고 더 나아가 최우선시해야 할 문제나 주제로 사료되어 몇 가지로 분석해보려 한다. 길의 문제를 다른 문제보다 우선시해야 될 근거나 이유로 몇 가지만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방면에서 길이 보이지 않으면 시작하거나 출발할 수 없다. 이 출발은 근원이며 시작이다. 근원부터 약하거나 희미하다면 가면 갈수록 얼마나 위험하겠는가? 마치 어둠 속에서 앞에 낭떠러지가 있는 것도 모르고 막무가내로 나아가는 것과 같지 않은가? “시작이 반(Well begun is half done)”이라는 유명한 속담이 있다. 이것은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치적으로 증명해 주고 있다. 이 시작이 바로 출발이라면 반을 넘어서 전체를 담을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길에 장애물이 있으면 지나갈(pass) 수 없다. 장애물을 정리하거나 제거한 후에 지나갈 수 있다. 모든 일에 있어서 항상 난관이나 장애물에 봉착할 수 있다. 난관이나 장애물을 그대로 두면 항상 위험하다. 시간이 지나가고 공간상에 이동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사람에게는 위험이 그대로 도사리고 있게 된다. 오랫동안 막혔다가 뚫렸을 때의 기쁨과 즐거움을 대개 경험한다. 지나가고 통과하며 더 나아가 합격에 이르는 일에서도 길을 우선시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셋째,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출발하여 노정에 큰 문제가 생기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길을 고려해서 유추해 보아도, 길은 분명히 전체와 관계되어 있다. 그 전체는 원인과 과정과 그리고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순탄하게 도착한 것보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달한 경우에 그 기쁨이 더 크지 않은가? 세상 모든 사람의 가는 길의 도착지는 죽음이 아니겠는가? 자기 자신의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길이 어디에 있을까? 모든 사람이 도달하는 그 길에 서서 도착한 곳이 참으로 높으면, 잘 뒤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논설위원,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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