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1장 2~9절 여호와의 진노를 부른 이스라엘의 죄는 무엇인가
2 하늘이여 들으라 땅이여 귀를 기울이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자식을 양육하였거늘 그들이 나를 거역하였도다 3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건마는 이스라엘은 알지 못하고 나의 백성은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셨도다 4 슬프다 범죄한 나라요 허물진 백성이요 행악의 종자요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로다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를 만홀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도다 5 너희가 어찌하여 매를 더 맞으려고 더욱 더욱 패역하느냐 온 머리는 병들었고 온 마음은 피곤하였으며 6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성한 곳이 없이 상한 것과 터진 것과 새로 맞은 흔적뿐이어늘 그것을 짜며 싸매며 기름으로 유하게 함을 받지 못하였도다 7 너희 땅은 황무하였고 너희 성읍들은 불에 탔고 너희 토지는 너희 목전에 이방인에게 삼키웠으며 이방인에게 파괴됨같이 황무하였고 8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같이, 원두밭의 상직막같이, 에워싸인 성읍같이 겨우 남았도다 9 만군의 여호와께서 우리를 위하여 조금 남겨두지 아니하셨더면 우리가 소돔 같고 고모라 같았었으리로다
본문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사야 선지자로 죄로 인해 진노를 당한 처참한 백성을 향해 책망하도록 섭리하시는 내용이다.
2∼4절은 이사야 선지자가 여호와를 거역한 전체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하늘과 땅을 향해 여호와의 말씀을 들으라고 했다. 이사야 선지자가 외치는 여호와의 말씀은 여호와께서 자식을 양육하였으나 그들이 여호와를 거역하였다는 것과, 소는 그 임자를 알고 나귀는 주인의 구유를 알지만, 이스라엘은 여호와를 알지 못하고 여호와의 백성은 깨닫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사야 선지자는 슬프다고 하면서, 이스라엘이 범죄한 나라이며 허물진 백성이고 행악의 종자이고 행위가 부패한 자식이라고 하면서, 그들이 여호와를 버리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를 만홀(漫忽)히 여겨 멀리하고 물러갔다고 했다. 이스라엘 백성은 솔로몬왕 이후부터 북쪽 이스라엘과 남쪽 유다가 역대로 계속해서 여호와를 저버리고 산당 제사를 드렸다. 그뿐만 아니라, 남북 왕조 모두가 여호와를 거역하고 이스라엘 열왕의 길로 행하며 이방인의 가증한 일을 본받고 산당에서 제사하고 분향하며 새 단을 쌓고 이방신을 섬겼다(왕상 12:∼왕하 24:; 대하 10:∼36:).
5∼6절은 이사야 선지자가 매를 맞고도 깨닫지 못하고 더욱 패역하는 백성을 책망하는 내용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이미 매를 맞은 백성들을 향해 책망하면서, 백성의 온 머리는 병들었고 온 마음은 피곤하다고 했다. 곧 정신적으로 병들고 심리적으로 지쳐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높은 자나 낮은 자에 이르기까지 백성 모두가 패역하므로 여호와의 진노를 당했는데도 여호와의 위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선지자의 책망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면, 유다 왕 르호보암 시대에 율법을 버리므로 여호와 하나님께서 애굽을 들어 치셨다(대하 12:1∼8). 그리고 아하시야가 아합의 길로 행하다가 북쪽 이스라엘 왕 예후에게 망하였으며(대하 22:1∼9), 아마샤가 우상을 섬기다가 북쪽 이스라엘 왕 요아스에 의해 사로잡혀 갔다(대하 25:14∼24). 그리고 아하스가 이스라엘 열왕의 길로 행하며 이방신과 우상을 섬기다가 아람 왕의 손에 붙인 바 되어 많은 백성이 사로잡혀 갔으며 이스라엘 왕에 의해 크게 살육을 당하기도 했다(대하 28:1∼7). 이러한 이스라엘의 역사를 배경으로 이사야 선지자가 백성의 죄악을 책망한 것이다.
7∼9절은 이사야 선지자가 유다 땅과 성읍들이 여호와 하나님의 진노를 당한 결과에 대하여 말하는 내용이다. 이사야 선지자는 유다 백성의 땅은 황무하였고 성읍들은 불에 탔고 토지는 백성의 눈앞에서 이방인에게 삼키웠으며 이방인에게 파괴된 것처럼 황무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딸 시온은 포도원의 망대같이, 원두밭의 상직막같이, 에워싸인 성읍같이 겨우 남았다고 했다. 남쪽 유다 왕국은 예루살렘을 제외하고, 땅은 황폐해지고 성읍은 불탔으며 백성의 토지는 이방인에게 빼앗겼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사야 선지자는 만군의 여호와께서 유다 왕국을 위하여 조금 남겨두지 아니하셨다면 유다 왕국도 소돔과 같고 고모라와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 “만군의 여호와”라는 말은 히브리 원문으로 ‘예호와 체바오트’라고 하는데, 이는 많은 군대를 거느린 전능한 주권자로서의 여호와라는 뜻이다. 곧 만군의 여호와께서 유다 왕국을 위해 예루살렘마저 남겨두지 아니하셨으면 유다 왕국은 소돔과 고모라처럼 모두 망했을 것이라는 뜻이다. 유다 왕 아하스가 이스라엘 열왕의 길로 행하며 이방신과 우상을 섬기다가 아람 왕과 북쪽 이스라엘 왕의 손에 붙인바 되어 많은 백성이 사로잡혀갔으며 이스라엘 왕에 의해 크게 살육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고 에돔과 블레셋 사람이 유다 성읍들을 노략하기도 했다(왕하 16:; 대하 28:).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남쪽 유다 왕국을 절대로 아주 멸하지 아니하신다. 그것은 일찍이 여호와 하나님께서 야곱을 통하여 유다 지파에게 “홀이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치리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시기를 …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라고 언약하셨고(창 49:10), 다윗에게도 나단 선지자를 통하여 “네 집과 네 나라가 내 앞에서 영원히 보전되고 네 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라고 언약하셨기 때문이다(삼하 7:16). 여호와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열조에게 언약하신 말씀대로 이루시는 ‘여호와’의 이름을 위하여 유다 왕국을 아주 멸하지 아니하시고 남겨두시는 것이다.
이러한 이사야 선지자의 책망은 여호와 하나님께서 언약하신 말씀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서, 유다 백성으로 패역한 유다 성읍에 진노를 내리신 하나님이 언약대로 이루시는 여호와이심을 깨달아 알고 경외케 하시려는 계시섭리이다.
참고문헌 박용기, 『성경강론 9권』(진리의 말씀사), p.4643 – p.4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