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오피니언

 
작성일 : 22-12-20 20:58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안식일의 주인


필자는 중학생 시절에 제7일 안식교(안식일예수재림교) 회당 앞에 살았었다. 그때에 토요일 집회에도 종종 참석하곤 하였다. 세월이 40년 이상이 지나서, 요즈음도 주변에 극성스러운 안식일 교인들과 대화를 나눈다. 안식교인들은 1주일 중에서 특정한 날을 중시하여, 그날을 위하여 사는 것처럼 몰두한다. 중학생 시절을 언급하니 머리에 생각나 스쳐 지나가는 것이 있다. 내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있어도 성수(聖守)주일 한다고 일요일에는 공부하지 않았었다. 밤 12시가 지나서 시험 준비를 했었다. 말이 나왔으니, 지금도 일천번제 제단을 쌓는다며 1000일에 몰두하는 이들이 허다하다. 이러한 특정한 날을 정하여, 하나님께 바친다는 목욕재계(沐浴齋戒)와 같은 정성은 정말 대단하다. 1000일에 걸쳐서 소위 예물을 바친다. 중학생 시절을 언급했으니, 고등학생 시절의 100일 새벽기도에 갔던 일도 스쳐 지나간다. 고3 때 대학입학시험을 앞두고 꽤 먼 거리를 걸어서 100일 동안 빠짐없이 참석하였다. 그때 강대상에 가려진 목사님이나 장로님이 6시가 지나면, 뒤를 돌아보는 모습도 남아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은 10계명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10계명 중에서 특히 제4계명인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와 매우 가깝다. 2022년도 12월 25일에 가까워졌다. 이 성탄절 절기도 날 자체에 빠져버리면 우상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우상은 인간과 땅과 그리고 시간 등을 특정하여 그것들을 숭배하는 것이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직접 자기가 안식(일)의 주인임을 선포하였다. 이 의미를 몇 가지로 살펴봄으로써, 성경이 지닌 맥락 속에서 본래의 의미를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쉼의 주인이시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6일 창조를 마치시고 제7일에 안식하였다. 쉰다는 것의 뿌리는 숨을 제대로 쉰다는 것이다. 목숨은 목으로 숨을 쉬는 것이다. 숨을 쉬는 것은 살아있음의 증표이며 표시다. 바로 살아계신 여호와 하나님을 선포하심이다. 생명의 주인이며 근원이시다. 인간처럼, 육신이 피곤하여 쉬시는 것이 아니다. 인간 호흡의 리듬은 앞의 날숨과 들숨이 교대로 지속되는 것이다. 이렇게 호흡같이 들락날락하는 동작이 또 어디에 있겠는가? 이러한 안성맞춤을 “호흡이 잘 맞다”라고 한다. 세상에 답답한 것 중에서 호흡하는 것만큼이나 더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목숨은 한 호흡이다. 이 하나의 호흡은 날숨과 들숨이 같이 있기 때문에 목숨이다. “콧구멍은 두 개 있어서 좌뇌와 우뇌의 호흡과 각각 밀접하다”고 한다. 결국 하나의 목을 통해 숨 쉬고 있다. 이렇게 목으로 쉬는 목숨은 영원한 생명을 사모할 수밖에 없다. 제1일부터 제7일까지 모든 생명의 근원이 바로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천지를 창조하신 그분이 바로 이 땅에 말씀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둘째, 일의 주인이시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경영보존하시며 심판하신다.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아버지께서 일하시니 함께 일하신다고 하였다. 이 일로 집약된 곳이 바로 누가복음이다. 그리스도로서 오신 세 가지 직임은 바로 선지직과 왕직과 제사장직이다. 하나님의 아들로서 아버지의 성령을 지니시고 진리를 선포하시며 천국을 보증하셨다. 이러한 일들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일들이다. 만사(萬事)는 바로 모든 일의 주인으로 주어진다.
셋째, 죄의 주인이시다. 바리새인이나 사두개인들이 안식일에 하지 못한 일을 한다고 예수를 공격하였다. 예수께서 안식일에 생긴 “제사장들의 성전에서의 일과 구덩이에서의 구출 그리고 밀밭 일” 등을 풀어서 설명하셨다. 바로 예수께서 사죄하시고 또 정죄하신다. 안식일로 죄에 가두려고 하는 이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진정한 안식의 주인임을 밝혔다.
넷째, 땅의 주인이시다. 성전을 비롯하여 온 지구의 주인이시다.
다섯째, 때의 주인이시다. 21세기에도 2022년 연월일시(年月日時)의 때마다의 주인이시다.

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근호 목사 (논설위원, 중어중문학박사)
이메일 : yan825@hanmail.net

주요한 우상
몸과 함께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