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논단_경건이란 무엇인가
망령되고 허탄한 신화를 버리고 오직 경건에 이르기를 연습하라 육체의 연습은 약간의 유익이 있으나 경건은 범사에 유익하니 금생과 내생에 약속이 있느니라 (딤전 4:7~8)
1. 시작하는 말
기독교에 입문하여 교회생활에 조금 깊숙이 접하다 보면 ‘경건’이라는 말을 흔하게 듣게 된다. 기독교 신자에게 있어서 경건한 삶은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과제이기 때문이다. 16C 종교개혁과 함께 개혁자의 후예들에게는 경건한 삶이 강하게 요구 되었다. 개혁이라는 미명 아래 신자들 사이에 신앙생활의 혼란이 야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급기야 17C 경건주의 운동이 일어나게 되어 당대 교회 신자들은 경건한 생활을 신앙의 중대한 목표로 삼게 되었다.
경건주의 운동은 종교적인 제도와 의식을 중시한 나머지 형식적으로 경건한 모습을 갖추도록 노력했다. 이는 신자들의 방종과 탈선을 방지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종교적인 제도와 의식에 따른 신앙적인 위선을 조장하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신앙적인 내면의 성숙이 없는 종교적인 제도나 형식적인 의식은 위선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로마 가톨릭교는 그 나름의 고유한 미사의식을 가지고 있다. 사제가 화려한 제복을 입고 웅장하고 현란한 성당에서 엄숙한 자세로 집전을 수행한다. 이는 경건한 모양과 분위기를 조장하여 시각적으로 신도들의 종교적 심성을 충족해 주려는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에 이르러 개신교 역시 종교개혁 정신을 져버리고 그 흉내를 내기에 여념이 없다. 경건한 모양은 있으나 경건한 능력은 부인하는 행위에 몰두하고 있는 셈이다. 종교개혁 이전으로 줄기차게 달려가 구교와의 잘못된 만남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개혁교회는 성경진리에 대한 내용이 충실하지 못한 나머지 인위적인 제도나 형식에 치우쳐 비극적인 파멸로 치닫고 있다. 곧 실속 없이 경건한 모양만을 내세우려가 비운의 결과를 마지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현대 개혁교회는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경건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급선무인 중요한 시기에 직면하고 있다. 과연 성경적인 진정한 의미의 경건이란 무엇인가?
2. 언어의 의미
한문으로 ‘경건’이라는 말은 공경할 경(敬)자와 정성스러울 건(虔)자가 합쳐져 이루어졌다. 곧 어떤 대상을 정성스럽게 공경한다는 의미이다. 성경에도 ‘경건’이라는 말이 비슷한 의미로 기록되었다. 이에 대해 구약의 히브리어와 신약의 헬라어를 중심으로 자세히 알아보기로 한다.
1) 구약적 의미
구약에서는 ‘경건’이라는 말이 히브리어로 ‘헤씨드(dysi j;)’라고 하는데, 이는 형용사로서 ‘충실한’ 또는 ‘친절한’, ‘성자’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원어성구사전). 다시 말하면 신앙적으로 충실하게 완숙된 거룩한 성도의 자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곧 종교적 제도나 형식에 의해 거룩한 자태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를 포함하는 말이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경건은 나타나는 행위가 아니고 행위의 근거인 심리적 자태만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경건한 행위는 경건한 심리적 자태로부터 나타나게 되는 결과일 뿐이다.
2) 신약적 의미
신약에서는 ‘경건’이라는 말이 헬라어로 ‘유세베이아(eujsevbeia)’라고 하는데, 이는 ‘공경’ 또는 ‘존경’, ‘경건’ 등의 뜻을 가지고 있다(원어성구사전). 다시 말하면 신앙하는 대상에 의해 신자의 내면에 자리하는 심적인 자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이 역시 종교적 제도나 형식에 의해 외식적으로 자태만을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를 포함한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성경적인 경건은 형식적인 모양에 있지 아니하고 내적인 실재에 있음을 알 수 있다.
3. 경건의 정의
성경이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경건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곧 ‘영원자존하시는 하나님의 존재와 속성을 깨달아 알고 중심으로 그를 경외하는 지혜자의 심리적 자태’라고 정의한다. 이는 단순한 마음의 자태가 아니라, 경외의 대상인 하나님의 존재와 그 속성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과 지혜에 기초한 심리적 자태를 의미한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경건은 여호와 하나님을 알고 경외하는 지혜로운 마음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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