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연합회 교회동역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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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2-08 20:12  기사 출력하기 글쓴이에게 메일보내기
 

‘챗쥐피티(ChatGPT)’의 위력(?), 설교 한 편 1분 안에 작성


1. ‘기독교의 성경이란 무엇인가?’ ‘기독교의 성경(Bible)은 기독교의 공식 성서로, 약 66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성서는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쓰인 것부터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성경은 구약과 신약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구약에는 히브리어로 쓰인 성서들이 포함되어 있고, 신약에는 그리스어로 쓰인 성서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독교의 성경은 종교적, 역사적, 예술적, 문학적 값이 높아져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국어로 묻고 한국어로 대답함. 응답 대기 59초)

2. ‘성경이 왜 하나님 말씀인가?’ ‘1. 성경에서 하나님의 영감이 담겨 있어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게 됩니다. 2. 성경에서 하나님의 지혜와 진리가 담겨 있어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게 됩니다. 3. 성경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갖고, 하나님의 의지를 알 수 있어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게 됩니다. 4.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미래 계획을 알 수 있어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게 됩니다. 5. 성경이 세월이 흐르면서도 영원한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말씀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게 됩니다.’ (한국어로 묻고 한국어로 대답함. 대기 시간 50초 내)

3.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 교회 신도들에게 핵심적인 설교를 열 문장으로 기록하시오’ ‘1. 하나님은 전체 세상을 지키는 주인이며,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에도 그분의 지위를 알 수 있습니다. 2. 우리는 기쁨과 고통 모두 하나님의 손에 있는 것으로 믿습니다. 3. 교회 신도들은 서로의 위로와 지지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4. 사회적 거리두기와 건강 관리에 적극적으로 투입해야 합니다. 5. 하나님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실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신뢰와 믿음을 강화하여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한국어로 묻고 한국어로 대답함. 대기 시간 1분)

위의 질문은 필자가 던졌고 대답은 인공지능이 했다. 궁금해서 던진 질문이지만 생각했던 답보다 더 만족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다음 백과사전’이나 ‘네이버 백과사전’ 혹은 ‘위키피디아’와 같은 온라인 전자 백과사전보다 그 개념 정의가 더 선명하고 논리적으로 조합해 (경어까지 쓰며) 거의 정확한 답을 해 준다. 3번 질문에 대해서는 다섯 개의 문장밖에 만들지 못했으나, 아마 이 사설을 독자들이 읽을 무렵 필자가 했던 같은 질문을 하면 아마 열 개의 문장으로 대답하리라 본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 사설을 작성하는 필자도 평소에 많이 활용했던 구글과 ‘위키피디아’ 검색만큼 앞의 인공지능 답변을 활용했다.
눈을 의심스럽게 할 정도로 질문에 정확하게 대답하는 이 인공지능이 활동하는 곳은 ‘오픈에이아이(OpenAI)’가 개발한 ‘챗쥐피티(ChatGPT)’다. ‘챗쥐피티’에서는 인공지능을 고도로 이용해 인간 뇌 구조와 그 기능에 가장 근접하게 설계된 알고리즘이 작동한다. 인간의 지적 욕망을 순식간에 실현시켜 준다. 챗GPT 인공지능이 작성한 의료 석사 논문이 통과되는 상황이다. 이미지나 음성 나아가 인간의 감정과 관련된 자연어까지 습득하여 논리적 알고리즘으로 예상 밖의 에세이를 작성하는 챗GPT의 등장에 구글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보 전쟁의 존폐와 사활이 걸린 상황이다. 의료나 금융 혹은 자율 주행 자동차 분야까지 광범위하게 침투하는 이 인공지능의 등장은 기독교에도 대격변을 예고한다.
OpenAI사(社)는 챗GPT를 통해 사회 발전에 더 협력하는 것을 지향한다고 하며, 미래의 첨단 과학 기술이 안정적으로 인류 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발전시키겠다고 한다. 이 인공지능은 2021년까지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했다. 그리고 약 1,750억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로 즉석 응답이 가능한 데이터 기반을 확충하여 사용자의 질문에, 단답식의 대답이 아니라, 한 편의 에세이 형식으로 답안지를 즉시 제공한다. 이른바 오직 인간의 지성으로만 가능하다고 했던 논리적인 장문(長文) 에세이나 전문 학술 논문 나아가 종교적 경전에 대한 해석이나 주석까지 인공지능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입 부분에서 제시했던 것처럼 3번의 설교문을 가지고 어떤 목회자가 설교 한 편을 전한다고 해도 아무런 손색이 없을 것이다. 이제 설교 뱅크 회사에 결제하지 않아도 즉석에서 몇 분 안에, 원하는 질문만 정확하게 하면(한국어로 질문하고 한국어로 대답을 해 줄 수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원하는 것 이상의 만족스러운 설교문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22년 12월 뉴욕 햄튼 유대교 회당에서 조시 프랭클린이라는 랍비가 챗GPT가 작성한 설교문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프랭클린은 설교 전 ‘저는 누군가의 설교를 표절했다’고 미리 밝혔다. 그리고 설교를 마친 후 자신이 누구의 설교를 표절했을지 청중에게 물었다. 청중들은 그저 다른 랍비나 저명한 설교자나 신학자를 표절했다고 답했다. 인공지능이 작성한 설교문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설교 후 인공지능이 작성한 설교문을 표절했다고 고백한 프랭클린은 유대교 신도들에게 이렇게 자신의 소회를 밝혔다. ‘(인공지능이 작성한 설교를 듣고) 당신들이 박수를 칠 때 저는 두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인공지능은 감정을 흉내 낼 수 있지만 영성을 지니지는 못합니다. 랍비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말하는 것이 능력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아직 할 수 없는 공동체의 영적 요구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궁색한 사족으로 들린다.
필자가 제공하는 이 사설의 모든 내용을 필자의 본래 의도까지 파악해서 독자들이 원하는 만족스러운 글을 인공지능이 훨씬 더 잘 작성할 시간이 곧 도래하리라는 예감이 든다.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사라진 지 꽤 오래다. 이제는 나도 모르는 나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인공지능에게 물어봐야 할 시간으로 가고 있는 듯하다. 목회자의 진지한 말씀 연구와 깊이 있는 말씀의 묵상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는 심정으로 성도들의 영혼을 돌보고자 하는 설교문 작성, 이제는 목회자의 고유한 이 사명을 인공지능에게 해결해 달라고 ‘간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두뇌 혹은 영혼까지 기계에 맡겨야 하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목회자의 설교를 들으면서 그 설교가 인공지능의 산물로 여긴다면 과연 ‘아멘’ 소리가 나올까? ‘살았고 운동력 있는 말씀(히 4:12)’의 능력에 인공지능도 관여한다면 얼마큼 관여하는가?
챗GPT의 등장은 그야말로 제4차 산업혁명 곧 디지털 대전환의 대격변 예고탄이다. 이제 성도들은 하나님 말씀의 진정성에 더욱 목마를 것이다. 자신이 듣는 복음진리가 과연 얼마나 순수한 진리인지 더 깊은 고민에 빠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인간이나 그 인간이 만든 물질과 기계 문명에서는 이 해결책을 결코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오직 성경진리의 권위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달려 있음을 다시 명심할 뿐이다. 최고의 명문(名文)이라고 해서, 아름다운 언어로 구사했다고 해서, 완벽한 논리로 작성했다고 순수한 복음 진리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나님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agape)만이 유일한 생명이다.

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2 내가 예언하는 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3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어 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고전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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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넘치는 교회와 목사, 국민 74%는 신뢰하지 않는 한국 기독교
‘원주민 기숙학교’ 비극, 북미 범기독교계의 범죄와 그 대안을 찾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