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의롭게 살 때 참 생명이 있다
숫자 18로 풀어보자
성경에 나오는 숫자들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유대 전통에서 숫자는 문자와 깊이 연결되어 있어, 어떤 단어나 개념의 글자값을 합산하여 영적 메시지를 읽어내는 게마트리아 해석이 오랜 세월 이어져 왔다. 그 가운데 숫자 18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유대인들은 18을 “생명”의 수라 부르며, 지금도 축복과 감사의 표시로 18의 배수로 선물을 주곤 한다. 그런데 성경을 깊이 묵상해 보면, 이 숫자가 단순히 생명을 뜻할 뿐 아니라 “의(義)”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곧 “의롭게 살 때 참 생명이 있다”는 메시지가 성경 숫자 18 속에 담겨 있는 것이다.
1. 히브리어 전통과 18의 ‘생명’
“생명”의 히브리어 단어 “Chai:하이”는 8번째 알파벳과 10번째 알파벳으로 그 합은 18의 값을 가진다. 유대교에서는 이를 근거로 18을 생명과 축복의 수로 여긴다. 시편 27편 13절, “내가 산 자들의 땅에서 여호와의 선하심을 보게 될 줄 확실히 믿었도다”라는 말씀은 이 전통을 잘 뒷받침한다. 생명이란 단순히 호흡의 지속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풍성한 삶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경 속 “18”의 용례를 살펴보면, 이 생명은 결코 값싼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속박, 고통, 억눌림이라는 배경 위에서 참된 생명이 드러난다.
2. 18년의 속박과 해방
사사기에는 두 번의 “18년 종살이”가 등장한다. 사사기 3장 14절에서는 이스라엘이 모압 왕 에글론에게 18년간 종살이한다. 사사기 10장 8절에서는 암몬 자손이 요단 동편의 이스라엘을 18년간 압제한다.
18이라는 수는 이처럼 죄로 인한 속박의 완전한 기간을 상징한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은 그 속박에서 건져 내시는 분이시다. 인간이 죄 가운데 있을 때, 삶은 더 이상 ‘생명’이라 불릴 수 없다. 생명의 참된 의미는 하나님의 해방 안에서만 회복된다.
신약에서도 동일한 메시지가 이어진다. 누가복음 13장 11절에는 18년 동안 귀신에게 붙들려 꼬부라진 여인이 등장한다. 그녀는 스스로 허리를 펼 수 없었다. 예수님께서 그녀를 고치시며 “아브라함의 딸”이라 부르신다. 단순한 육체 치유가 아니라, 사탄의 매임에서 해방되어 의의 길로 세워지는 사건이었다. 이처럼 성경의 “18”은 속박과 해방, 죽음과 생명 사이의 극적인 대조를 담는다.
3. 18과 ‘의’의 연결
그렇다면 왜 18이 단순히 생명을 넘어 “의”를 상징할까?
첫째, 생명과 의는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다. 잠언 12장 28절은 “공의로운 길에 생명이 있나니 그 길에는 사망이 없느니라”라고 말한다. 의로운 삶이 곧 생명이며, 불의한 삶은 죽음을 초래한다.
둘째, 시편 18편이 중요한 힌트를 준다. 이 시편은 다윗의 구원 찬송인데, “여호와께서 내 의를 따라 상 주시며 내 손의 깨끗함을 따라 내게 갚으셨으니”(시 18:20)라고 고백한다. 흥미롭게도 ‘18편’이라는 장 자체가 의와 생명의 주제를 함께 노래하고 있다.
셋째, 숫자 구조적 해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18=9×2에서 9는 성령의 열매, 2는 증거와 확정. 따라서 18은 성령의 열매로 확증되는 의의 삶을 뜻한다. 18=10+8에서 10은 율법, 8은 부활과 새로운 시작. 곧 율법을 넘어서는 부활의 의를 상징한다.
4. 신약의 교훈: 생명은 곧 의의 열매
예수님은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죽은 18명 사건을 언급하시며(눅 13:4),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눅 13:3, 5)라고 경고하신다.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불의 가운데 머무는 자에게 닥칠 심판의 예표였다. 반대로, 예수님은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 10:10b)고 말씀하신다. 이 생명은 단순한 장수가 아니라, 의로운 삶 속에서 누리는 영원한 생명이다.
사도 바울도 같은 진리를 전한다. “죄의 삯은 사망이요 하나님의 은사는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 있는 영생이니라”(롬 6:23). 의롭다 하심을 받은 자만이 영원한 생명을 소유한다는 것이다.
5. 오늘의 묵상: 18을 살아내기
숫자 18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우리의 삶에 구체적인 도전을 던진다.
1. 속박에서 벗어나자 - 죄와 습관의 억눌림에서 자유할 때 생명은 시작된다.
2. 의롭게 살자 - 작은 선택에서부터 정직, 공의, 사랑을 실천할 때 생명은 풍성해진다.
3. 생명을 축복하자 - 유대인들이 18의 배수로 선물을 주듯, 우리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축복’이 되어야 한다.
4. 부활의 의를 바라보자 - 18은 율법(10)을 넘어서는 8의 부활을 품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를 의롭다 하시는 결정적 사건이다.
성경 숫자 18은 겉으로는 속박과 심판의 수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깊은 의미는 생명과 의의 수이다. 인간은 스스로 의롭다 할 수 없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의 안에서 참 생명을 누린다. 다윗이 시편 18편에서 고백한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의를 따라 갚으시는 분이시다. 그러므로 우리는 숫자 18을 바라볼 때마다 이렇게 기억해야 한다.
“의롭게 살 때 참 생명이 있다.”
그것이 18이 전하는 영원한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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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여인갑 장로 (지구촌교회 / (주) 시스코프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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