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창세기 1장 1절과 2절에 논리적 관계에 나타난 성경권위
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 1:1-2)
지난 호(262호)에서 필자는 시간과 공간 그리고 형상이 시작하기 이전 하나님의 영원한 사역이 계시된 원형적 차원과 상황과 정황에 해당하는 개념인 ‘태초’(창 1:1)를 중심으로 시·공·형을 초월한 여호와 하나님의 ‘영원한 창조 사역’을 요한계시록 21장 1절의 ‘새 하늘과 새 땅’의 사실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그리고 이 ‘새 하늘과 새 땅’은 창세기 1장 1절 여호와 하나님의 영원한 사역인 ‘태초의 천지’와 관련지음으로써 성경말씀의 신적 권위는 인간의 상상력으로도 결코 접근할 수 없는 차원의 절대진리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하에서는 창세기 1장 1절과 2절의 논리적 관련성을 살펴봄으로써 절대진리 성경의 신적 권위에 좀 더 다가가 보고자 한다.
요한계시록 마지막 부분(계 21:1-22:5 참조)과 직접 관련 있는 창세기 1장 1절을 그다음 구절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와 논리적으로 연결함으로써 우리는 여섯 날 동안의 천지 창조 사건을 여호와 하나님의 절대주권적 통치권의 증거로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왜 성경이 이러한 말씀으로 시작하는지 그 오묘하고 위대한 하나님 말씀의 권위 앞에서 영존하시는 하나님을 더욱 경외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의 천지 창조는 창조주 하나님의 영원한 사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그런 다음 2절 말씀과 연관 지어야 한다. 그런데 2절 처음에 나오는 ‘땅(地)’ 개념은 창세기 1장 1절의 천지(天地)에 나타난 ‘지’와 정확하게 연결된다. 첫날 창조주 하나님의 영원한 천지창조 사역 다음에 땅을 소개하는데 형용사를 보면 빛과 같은 밝은 내용이 아니다. 혼돈, 공허, 깊은 흑암은 어두움의 세력과 관련된 개념들이다. 가령 ‘혼돈의 천국’, ‘공허한 천국’, ‘흑암이 깊은 낙원’이라는 표현은 빛의 나라, 새 하늘과 새 땅과는 정반대가 되는 말이다.
그렇다면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바로 혼돈과 공허 그리고 깊은 흑암이다. 필자는 ‘땅’의 이러한 암울한 정황을 영원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존재 확증과 영광스러운 신적 속성의 계시적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창세기 1장 1절에 나타난 천지 창조에 무슨 문제가 생겼고 그래서 땅이 어두움의 세력에게 장악당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주권적 통치는 창세전부터 계시하신 영원하신 사역 가운데 이미 드러난다.(잠언 8장 22-31절 참조) 결론부터 말하면, 창세기 1장 2절의 혼돈, 공허, 깊은 흑암은 창조주 하나님의 절대주권적 통치를 계시하는 수단이다. 그 근거도 바로 창세기 1장 2절에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다. 바로 다음 말씀이다.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혼돈과 공허와 깊은 흑암의 땅을 ‘수(水)’가 덮고 있다는 뜻이며 그 수면을 창조주 하나님이 다스리고 있다는 뜻이다. 창세기 1장 2절의 ‘수’ 또한 창조 세계의 완성을 약속하시는 특별계시 기록의 마지막 장 요한계시록 22장 1-2절의 ‘생명수의 강’과 연관된다. 이렇게 보면 1장 2절의 ‘수’는 창세기 1장 1절에 나타난 시·공·형 세계 이전에 일어난 하나님의 영원한 창조 사역에서 만드신 피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님의 신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는 말씀은 혼돈과 공허와 깊은 흑암의 세계 혹은 어두움의 권세를 창조주 하나님께서 절대주권적으로 통치하고 계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운행하시니라’는 히브리어는 ‘라하프(רחַַָףַַ)’다. ‘부드럽게 되다’, ‘풀어져 느슨하다’, ‘비상(飛翔)하다’는 뜻이다. 창세기 1장 2절 ‘라하프’는 피엘형으로 주어의 행위를 강조할 때 사용하는 동사 형태다. 부드럽게 하는 것과 높은 곳에서 하늘을 배회하며 먹잇감을 노리는 높이 비상한 독수리의 모습을 연상하면서 창조주 하나님의 땅에 대한 통치권을 정리해 보자. 영존하시는 하나님은 혼돈과 공허와 깊은 흑암을 절대자의 막강한 권한으로 완벽하게 장악하여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흐물거리게 만들어 버린다는 뜻이다. 하나님의 신 곧 창조주 하나님의 영은, 마치 우리 안에 임재하면서 모든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듯이(히 4:12), 혼돈과 공허와 깊은 흑암의 세력에 대해 모든 것을 장악하시고 완벽하게 통치하고 있음을 계시한 내용이 창세기 1장 2절이다. 이는 창세기 1장 1절에 계시된 창조주 하나님은, 이신론(理神論, deism)의 주장처럼 단지 창조만 하고 운영에서는 손을 떼는 분이 아니라, 영으로 임하셔서 물 한 방울, 공기 분자 하나, 모든 인류의 머리털 하나까지 완벽하게 통제하시는 절대주권적 통치자임을 확증해 준다. 이와 같이 창세기 1장 1절과 2절의 논리적 관계를 확증함으로써,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의 신적 권위가 첫 장 첫 구절부터 계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는 빛도 짓고 어두움도 창조하며 나는 평안도 짓고 환난도 창조하나니 나는 여호와라 이 모든 일을 행하는 자니라 하였노라(사 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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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창세기 1장 1절 말씀과 성경 해석의 중요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