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창세기 1장 ‘물(水)’의 신묘막측한 영광 계시 사건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창 1:2하, 개역개정)
창세기 1장 1절부터 25절까지 보면 엿새 동안의 창조 사건은 ‘물’이 연결고리가 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여호와 하나님의 창조 사역의 위대함에 경외심을 갖고 그 영광을 찬양하게 되는 길잡이가 되고 있다. 이하에서는 여호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서로 다른 차원의 ‘물’에 대한 이해를 그 차원을 구분하고 다시 차원을 상호 연결함으로써 피조 만물에 나타난 영원한 신성 계시의 신묘막측한 통찰을 잠시 얻고자 한다.
창세기 1장 1절에는 태초(太初) 곧 영존하시는 하나님께서 유한한 세계 창조 이전에 속한 영원한 차원의 어느 시점(時點)에서 영원한 사역을 시작하신 사건이 나온다.(유한한 세계 창조 이전의 차원인 ‘태초’의 영원한 사역에 관해서는 잠언 8장 22-31절 참조) 이 천지 창조 사건 후 성경은 ‘천(天)’이 아닌 바로 ‘지(地)’의 상태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어서 수면(水面)의 ‘수(水)’의 세계를 알려주신다. 이 ‘수’는 하나님의 신이 운행하시면서 주관하신다.(창세기 1장 2절 땅에 대한 이해는 지난 호 263호 시론 참조) 수면의 이 ‘물’(히브리어 사본은 복수 ‘물들’로 기록되어 있음)’은 태초와 관련된 차원으로 볼 때 하나님이 만드신 영원한 세계와 관련된다. 즉 피조된 영원한 원형의 세계에 속한 ‘영원한 생명수’로서 신성의 본질(렘 2:13; 렘 17:13; 계 21:6)과 직접 관련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창세기 1장 6-7절에 보면 하나님의 둘째 날 사역이 나온다. 이 둘째 날은 첫날 나누신 빛과 어둠이 주관하는 시간의 차원이다. 궁창(하늘. 이 하늘은 넷째 날 해, 달, 별과는 다른 차원임)을 기준으로 ‘웃물’과 ‘아랫물’이 구분된다. 궁창 위 웃물은 창세기 1장 1절에 나타난 피조된 영원 세계와 관련된 ‘물’이며 앞으로 드러날 여러 가지 차원에 대한 ‘원형’으로서 ‘영원한 생수’와 직접 관련된다. 궁창 아랫물은 궁창이 싸고 있는 차원으로 보이며 궁창은 피조된 유한한 세계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공간’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분명한 사실은 궁창이 윗물과 아랫물을 나누는 차원으로 물과 구분되어 물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의 공간이라는 점이다. 궁창 아래의 물은 분명 피조된 유한한 세계에 속한 차원의 형상을 띤 물질이며 그 관리는 궁창이 위에 위치하면서 주관하는 차원의 물이다. 이런 점에서 궁창 아랫물은 궁창을 통해 궁창 위 ‘하늘 위의 물들(시 148:4-5)’에 의존하는 형상의 물이다.
또한 1장 10절에는 천하의 물이 모인 곳인 ‘바다’가 등장한다. 피조된 유한한 세계에 속한 이 바다는 아랫물의 한 부분으로 궁창이 두르고 있는 아랫물의 영향력 아래 있는 물질이다. 그다음으로 우리는 바다보다 규모가 작지만 타락한 이성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차원의 ‘물’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창세기 2장 10-14절 에덴동산에 등장하는 ‘강(江)’이다. 네 갈래로 흘러가는 타락 사건 전 에덴동산의 강은 영원한 원형의 물부터 윗물, 아랫물, 바다와 연관되면서 여호와 하나님이 만드신 에덴동산의 전체 구조의 핵심을 이룬다. 이는 여호와 하나님의 최후 심판 후 도래할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계 21:-22:5)’에서 하나님과 어린양의 보좌로부터 나오는 영원한 생명수(계 22:1-2 참조)의 실체를 약속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에덴동산의 이 ‘강’은 인류에게 내려진 여호와 하나님의 심판과 함께 저주가 덮인 물질이 된다.
이후 창세기 3장 22절에 보면 여호와 하나님은 타락한 인류 시조에게 ‘생명나무 실과를 먹고서 영생하는 것’을 금지하신다. 그런데 이 생명나무는 요한계시록 2장 7절 교회에 약속하신 하나님 낙원의 생명나무의 과실로 다시 등장한다. 22장 2절에 에덴동산에서 접근 불가능했던 생명나무는 열두 가지 실과를 맺고서 ‘생명수 강’ 좌우에 서 있다. 요한계시록 22장 14절에는 두루마기를 빠는 복 있는 자들이 이 생명나무에 나아가는 권세를 얻게 된다. 하지만 요한계시록 22장 19절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에 함부로 손대 그 말씀을 훼손하고 제거하는 자에게는 결코 생명나무를 주지 않겠다는 약속이 나온다. 달리 말하면 생명나무는 곧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모든 기록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직해야만 생명수의 강에서 자라는 생명나무의 열두 실과를 먹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창세기 3장 24절에 그룹들과 두루 도는 화염검으로 지켰던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는 자들에게만 개방하시고 그 열두 가지의 실과를 먹게 하신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창세전 영존하시는 하나님(요 1:1, 14, 18)으로 확증하는 신약성경 요한복음에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많은 표적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제일 먼저 행하신 것은 갈릴리 가나 지역 혼인 잔칫집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신 사건이다.(요 2:9) 천지 만물의 창조주이신 로고스 그리스도(요 1:1-2)는 우리가 보는 그 ‘물’로 형질이 전혀 다른 포도주를 만드신다. 포도주의 본래 재료는 그야말로 ‘물’이다. 예수님의 어머니가 하인들에게 명하여 돌항아리 여섯 개에 그득 채운 바로 그 물로 고급 와인을 만드신 표적이다. 물은 물이고, 포도주는 포도주다. 물(H₂O, 수소 2개, 산소 1개)은 결코 에탄올인 포도주(C₂H5OH, 탄소 2개, 수소 6개, 산소 1개)가 될 수 없다. 자연적으로도 화학적으로도 물은 결코 와인이 될 수 없다.
그런데 창세기 1장 2절에 나오는 영원세계에 속한 영원히 목마르지 않고(요 4:14; 6:35)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요 4:14)인 ‘생명수’의 신묘막측함과 그에 대한 여호와 하나님의 계시 섭리를 생각해 보면, 현상세계의 물질인 ‘물’을 통해 영원한 생명수에 접근하는 신묘막측한 영원한 생명수의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 창세기 1장 1절부터 25절에는 1장 26절부터 만드시는 인류 시조 아담(남자와 여자, 창 1:26-27)에게 복으로 주실 삼대언약(창 1:28)을 준비하는 신묘막측한 사건을 기록한다. 그런데 첫째 날부터 여섯째 날까지 만드신 피조 세계는 창세기 1장 2절에 나오는 하나님의 영이 운행하면서 주관하는 ‘수면(水面)’의 ‘수(水)’가 이하 모든 창조의 원형이 되고 있다. 빛과 어두움을 나누는 사역을 시작(첫날)으로 윗물과 아랫물을 나누시고(둘째 날) 아랫물에서 육지와 바다를 구분하시고(셋째 날) 윗물이 지배하는 궁창(하늘)에 천체(天體) 곧 해, 달, 별을 만드시며(넷째 날) 이어 새와 물고기를 만들고(다섯째 날) 마지막으로 아랫물 세계의 흙으로 인류 시조를 만들어 1장 1절에 지은 영원한 원형의 세계에 속한 영원하신 하나님의 영을 생기(生氣)를 불어 생령(生靈)인 아담을 만드셨다.
정리하면 유한한 현상세계인 피조물의 창조 이전에 존재했던 영원한 원형의 세계에 속한 ‘영원한 생명수’(생수의 근원은 창조주 여호와, 렘 2:13; 17:13 참조/ 영생의 떡이며 영생수이신 예수 그리스도, 요 6:35)에서 인간을 포함한 피조 만물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가나 혼인 잔치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창조주로서 행하신 물이 포도주가 되는 사건은 창세기 1장 1절부터 25절까지 나타난 신묘막측한 창조 사역을 압축적으로 보여주신 위대한 사건이다. 영원한 원형 세계의 ‘영원한 생명수’, 윗물, 아랫물, 궁창 아래 바다와 강, 타락 사건 전 에덴동산의 강, 타락 후 저주받은 인류의 모든 물, 나아가 내 몸 60%가량 차지하는 물(신생아의 경우는 75-80%가 물), 잉태한 생명을 보호하는 어머니의 양수(羊水)[단백질과 전해질과 포도당 등의 성분인 양수와 어머니 몸의 수분은 성분상 다름] 등등 헤아릴 수 없는 차원의 ‘물’의 신묘막측함은 영존(永存)이신 여호와 하나님의 사역을 더 깊이 깨달아 경외하며 찬양하게 하는 영광스러운 계시 사건이다..
17 이는 보좌 가운데 계신 어린 양이 저희의 목자가 되사 생명수 샘으로 인도하시고 하나님께서 저희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 주실 것임이러라(계 7:17) (……) 6 내게 말씀하시되 이루었도다 나는 알파와 오메가요 처음과 나중이라 내가 생명수 샘물로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계 21:6) (……) 1 또 저가 수정같이 맑은 생명수의 강을 내게 보이니 하나님과 및 어린 양의 보좌로부터 나서 2 길 가운데로 흐르더라 강 좌우에 생명나무가 있어 열두 가지 실과를 맺히되 달마다 그 실과를 맺히고 그 나무 잎사귀들은 만국을 소성하기 위하여 있더라(계 22:1-2) (……) 17 성령과 신부가 말씀하시기를 오라 하시는도다 듣는 자도 오라 할 것이요 목마른 자도 올 것이요 또 원하는 자는 값없이 생명수를 받으라 하시더라(계 22:17. 이상 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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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프로필 글쓴이 : 박홍기 박사 (주필 철학박사 미국 오이코스대학교 교수) 이메일 : jayouda@hanmail.net |
여호와 하나님 자신의 ‘맹세’: 계시신학의 원천 |
창세기 1장 1절과 2절에 논리적 관계에 나타난 성경권위 |